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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1
남은 말들,
남겨진 문장들

 
Remaining Words
Remaining Sentences

 
온그라운드 갤러리, (예전) 가가린
오후 12 – 7시, 월요일 휴관
 
헤셀홀트 & 마일방(Hesselholdt & Mejlvang), 박선민&최승훈, 이미경, 이진엽(공연예술단체 ‘코끼리들이 웃는다’ 대표)
 
기획: 워크룸 프레스(김뉘연, 김형진), 갤러리 팩토리
낭독 퍼포먼스 기획: 이진엽
2008년부터 7년간 창성동을 지켰던 헌책방 가가린이 문을 닫았다. 재고 정리로 남은 100권의 책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동시에 그 말들/문장들을 가가린이 있던 자리에 남기려 한다. 헤셀홀트 & 마일방(Hesselholdt & Mejlvang)의 대형 플래그 작품이 연극 무대의 배경이 되며, 또 다른 방식으로 문자의 신체적 경험을 표현하는 박선민의 점자 조명 작품이 천장에 설치된다. 그리고 이미경은 낭독이 벌어지는 플랫폼으로서의 라운드테이블을 제작한다. 10월 24일에는 공연예술단체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기획으로, 시각장애인 퍼포머의 점자 시낭송과 전문 배우의 리딩이 함께 하는 소규모 낭독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이 한정된 전시 기간 동안 물리적으로는 사라졌지만 우리의 기억에는 익숙한 일상 중 하나인 헌책방 가가린에서 남겨진 말들과 문장들은 소리내어 읽히거나 소리 없이 필사된다. 이러한 신체의 문자 경험을 통해 참여자는 한 권의 책과 가가린에 대한 기억의 조각을 함께 소유하게 된다.
헤셀홀트 & 마일방(Hesselholdt & Mejlvang)
소피 헤셀홀트와 비베케 마일방은 코펜하겐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 헤셀홀트 & 마일방 (Hesselholdt & Mejlvang)의 멤버이다. 1999년에 협업을 시작한 헤셀홀트 & 마일방은 미적, 정치적 예리함이 특징인 시노그래피 설치작품을 위주로 작업한다. 이들은 우리 주변의 문화코드 속에서 널리 알려진 여러 상징 및 대상들 — 예를 들어, 알아볼 수는 있으나 애매모호한 의미를 연상시키는 깃발과 별표 — 을 결합한다. 이들의 시노그래피에서는 종종 집이라는 안전한 틀에서 꺼내온 가구 및 부품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바리케이드 치기, 권력 상징의 사용, 베일 드리우기, 그리고 매우 과장된 색상 조합을 사용하는 게 이들 작업의 특징이다. 무엇보다 작품에서 반복되는 주제는 ‘국가의 자기 이해’이다. 이들의 설치작품은 흔히 겉으로는 기분 좋아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음상하고 기분 나쁜 분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통상 좋은 느낌 또는 축제 분위기로 인식되어 온 것이 이들의 작품에서는 위협적이며 접근하기 힘든 의미로 둔갑하여 국적이라는 개념에 질문을 던진다. 헤셀홀트 & 마일방의 작업은 사회적, 심지어 정치적인 관계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인간의 모든 생활 조건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일상의 시각 문화에서 분출된 파편들을 흥미로운 통찰력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종종 유머러스한 별자리로 재창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도그마적 형태와는 거리가 먼, 복잡하고 정교한 연구결과로서 예술작품이 자기 환경과의 대화를 하기 위해 개방된 형태를 띤다.
 
워크룸 프레스(김뉘연 편집자, 김형진 그래픽 디자이너)
워크룸 프레스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위치한 출판사 겸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로, 헌책방 가가린의 공동 운영자였다. 동시대 시각 문화와 타이포그래피, 인문학, 문학 관련 책들을 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