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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2
숨겨진 의도
(눈물, 독수리, 사슬, 사자, 얼굴, 별)

 
Hidden agenda
 
통의동 골목 일대에 깃발 설치
 
헤셀홀트 & 마일방(Hesselholdt & Mejlvang)
덴마크의 아티스트 듀오 헤셀홀트 & 마일방(Hesselholdt & Mejlvang)은 2015년 세계문자심포지아를 위해 6개의 새로운 국기를 디자인하였다. 이 6개의 가상의 국기에는 힘과 권력을 상징하는 사자‚ 독수리‚ 별 등이 새로운 문맥을 가지고 눈물 방물‚ 웃는 얼굴‚ 사슬 같은 전혀 다른 의미의 모티프들과 뒤섞이게 된다. 새로운 깃발에 사용된 이미지는 북유럽 국가의 국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하학적 형태인 X자나 십자가‚ 원형이나 수평‚ 수직의 선들과 함께 배치되어 근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느낌을 준다. 6개의 국기에 사용된 색상은 장미꽃 혹은 북유럽 백인의 피부 같은 연한 핑크로서 국기에는 한 번도 쓰인 적이 없는 색이다. 이는 권력을 상징하는 국기의 다소 남성적인 성격에 여성성을 부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국기란 대부분 매우 직설적인 화법을 가진 상징 모티프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여기 6개의 국기는 다소 혼란스럽고 다층적인 메시지를 가진다. 왜 눈물 방물인가? 왜 웃는 얼굴인가? 왜 사자가 서로를 뒤쫓고 있는가? 국기는 누구를 대변하는 이미지인가? 왜 그것들은 서울의 거리에 달려 있는가? 무엇을 축하하고 기념하는가? 이것은 숨은 의제와 이상을 가진 새로운 집단의 시작을 알리는 것인가?
헤셀홀트 & 마일방 (Hesselholdt & Mejlvang)
소피 헤셀홀트와 비베케 마일방은 코펜하겐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 헤셀홀트 & 마일방 (Hesselholdt & Mejlvang)의 멤버이다. 1999년에 협업을 시작한 헤셀홀트 & 마일방은 미적, 정치적 예리함이 특징인 시노그래피 설치작품을 위주로 작업한다. 이들은 우리 주변의 문화코드 속에서 널리 알려진 여러 상징 및 대상들 — 예를 들어, 알아볼 수는 있으나 애매모호한 의미를 연상시키는 깃발과 별표 — 을 결합한다. 이들의 시노그래피에서는 종종 집이라는 안전한 틀에서 꺼내온 가구 및 부품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바리케이드 치기, 권력 상징의 사용, 베일 드리우기, 그리고 매우 과장된 색상 조합을 사용하는 게 이들 작업의 특징이다. 무엇보다 작품에서 반복되는 주제는 ‘국가의 자기 이해’이다. 이들의 설치작품은 흔히 겉으로는 기분 좋아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음상하고 기분 나쁜 분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통상 좋은 느낌 또는 축제 분위기로 인식되어 온 것이 이들의 작품에서는 위협적이며 접근하기 힘든 의미로 둔갑하여 국적이라는 개념에 질문을 던진다. 헤셀홀트 & 마일방의 작업은 사회적, 심지어 정치적인 관계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인간의 모든 생활 조건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일상의 시각 문화에서 분출된 파편들을 흥미로운 통찰력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종종 유머러스한 별자리로 재창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도그마적 형태와는 거리가 먼, 복잡하고 정교한 연구결과로서 예술작품이 자기 환경과의 대화를 하기 위해 개방된 형태를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