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이미지
대화의 시작
the beginning of the dialogue

 
민병걸
Min Byunggeol
 
한글, 벵골 문자, 그루지아 문자, 구자라트 문자
나무
1200×760×730mm
테이블 위의 단어를 주워 들고 대화를 시작한다. 처음 눈에 들어오는 단어들은 기억이나 지식을 끌어내는 한편으로는 그에 호응하는 다음 단어들을 이끌어낸다. 각 단어들이 실마리가 되어 내 머리속의 지식이나 추억이 문장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꼴과 소리의 청각적 재현을 돕는 의성어와 의태어는, 문자의 종류나 그 담긴 뜻에 상관없이 아름답고 경이롭고 경쾌하다. 게다가 각각의 언어에 담긴 생생함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이 짧고 가벼운 어휘들은 우리의 밋밋한 대화에 올록볼록한 운율을 끼워 넣어 대화를 한층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탁자 위에 적혀있는 의성어와 의태어들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풀어 보자. 대화는 더욱 즐거워지고 우리의 기억은 훨씬 생생하게 눈앞으로 다가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