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ce-table-final (1)
비밀의 대화
Secret Talk

 
이재준
Lee Jaejun
 
그리스문자
금속 파이프, 금속 판
2400×900×720mm
문자를 만나다.
문자는 기호화된 체계를 통해 생각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수단이다. 누군가의 문자는 그들의 의사소통수단이지만, 그 문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비밀의 기호이다. 문명으로써 기호의 문자가, 문화로써 소통의 글자가 되는 과정을 기획하고, 비밀의 문자가 대화의 글자로 만나는 과정을 기록한다.

문자를 맛보다.
아름답게 차려진 음식은 맛을 봄으로써 비로소 실체가 된다. 그래서, 문자의 맛은 가볍게 다가와야하고 쉽게 만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스 문자는 마치 음식의 재료처럼 숫자와, 기호로 우리 문화의 일상 속에 은밀하게 포함되어 있다. 문자조합이라는 가장 쉽고 직관적인 언어습득 방법을 통해 그리스 문자의 기호체계를 경험하게 하여 그리스 문자를 글자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문자를 즐기다.
그리스 문자와 영어 알파벳, 한글 발음으로 구성된 카드를 제공해준 뒤, 자신의 이름이나 생각나는 단어를 조합하여 만들어 보고 누구나 읽을 수 있게 한다. 기호가 의미부여를 통해 문자가 되고 이 문자의 조합은 규정된 기호체계에 의한 의사소통의 고리를 만든다. 순서나 위치의 차이 등 둘이서 만드는 특정한 조합은 비밀을 만들고 그들만의 기호체계에 의해 글자를 즐긴다. 사람들이 만드는 알 수 없는 다양한 문자의 조합들은 즐거운 놀이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문자, 글자를 만나다.
맛을 보고, 그 맛을 즐길 수 있으면 음식을 넘어 요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누군가의 즐거운 요리는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고 그 기쁨을 함께 하기 위해 그 맛과 요리를 따라하게 된다. 문화는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즐기는 것이다. 문자로 이끈 문명이 글자로 만든 문화와 다른 가치를 만드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