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_proposal1
바오리 탁자 의자
Baoli Table & Seating

 
이승민
Sammy Seung Min Lee
 
데바나가리 문자
나무, 합판
3000×1830mm
‘바오리’는 인도에 있는 계단식 저수 우물로 주민들이 물을 긷는 곳이지만 또 더위를 피해 삼삼오오 모이는 장소다. 하루 만에 지어졌다는 찬드 바오리의 전설 등, 구전되어 오는 수백 수천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공간인 동시에 때로는 바오리 계단의 모양처럼 운명적 만남들이 교차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우리처럼 인도 역시 좌식 문화이며 탁자와 의자의 사용이 흔하지 않다. 쪼그리고 앉아있는 아낙네,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이들, 가부좌 자세의 노인 등 자리 잡고 앉아 있는 곳이 곧 작업장이자 일터요, 놀이터, 식탁이며 이야기가 풀어져 나오는 응접실이다. 토론을 하며 땅에 돌로 그림을 그렸을 것이고, 벽과 계단에 기대어 또는 웅크리고 앉아 담소를 나누었을 것이다. 여러 모양으로 앉은 인도인들의 이런 모습처럼 다양한 그들의 언어가 데바나가리 문자를 통해 표기된다. 길이 3미터, 폭 1.83미터의 개인 사무공간 정도 만한 크기 안에 바오리와 그곳에서의 만남, 이야기, 사람들을 담을 공간을 만들려 한다. 두 개의 계단이 합쳐지는 곳에 현대인에 익숙한 모양의 탁자가 놓이고, 탁자에서 일어나는 행동을 나타내는 동사 목록을 적은 한글과 영어 알파벳, 그리고 데바나가리 문자들이 마치 헤나 문신처럼 탁자에 착색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