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
팔레스타인에서 온 편지
Letter from Palestine

 
이채관 + 김승회
Lee Chaikwan, Kim Seunghwoe
 
히브리 문자, 아랍 문자
나무, 선인장
1800×700×750mm
문자는 종종 우리가 사는 삶을 상상적으로 재구성(Imagined Community)해 내는 기능을 한다. 원래 사람은 그냥 사람이었으나, 글자를 통해 서로 상이한 공동체를 상상하고, 기억을 재구성하여 신념을 만들어낸다. 이런 신념과 기억은 전쟁의 이유가 되고, 만들어진 문자가 삶의 구체성을 파괴한다. 문자는 인류의 상호이해와 소통을 위해 만들어낸 가장 큰 역사적 산물이지만, 때로는 전쟁의 무의식적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역사적 기억을 두고 전쟁을 벌여왔다. 언어와 문자로 구성된 집단적 기억이 각 민족의 삶의 구체성을 전쟁으로 대체했다. 전쟁이 비춰지는 미디어에는 두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삶의 구체적인 모습은 찾기 힘들다. 우리 삶의 일상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음식과, 팔레스타인 문자들이 한 둥근 탁자에 모여 공존과 삶에 대한 연민을 기억해 내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음식이 음식이듯, 삶은 삶으로 이해되었으면 한다. 구성된 이념으로 살아가는 전쟁 기계를 넘어서는 소소한 경험 탁자가 되었으면 한다. 팔레스타인에서 온 편지를 통해 새로운 기억을 만들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