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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의 주술성
 
이푸로니
 
인간은 자연을 극복하고 불행과 재해를 막으려는 주술적(magical) 의도로 문자를 만들어냈다고도 할 수 있다. 고대에 그림과 문자는 같은 의미를 지녔지만, 시간이 흐르며 글자는 현대의 언어표기를 위한 추상적이고 규약적 기호체계로 발전되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문자는 언어를 기록하고 표기하기 위한 기호 이상의 원초적인 인간의 소망을 담아낸다. 인류 최초의 동굴벽화부터 이집트 상형문자, 켈트족의 Ogham 문자, 갑골문자, 다양한 점술과 연금술 문자, 과학적 기호들, 현대의 다양한 부적과 문신 등은 상서, 길상, 부귀, 다산, 강령 등의 풍부한 상징과 염원을 보여준다. 인류가 머문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서나 발견되는 주술적 문자는 언어적 기록과는 다른 인간의 역사와 문화의 다양한 소망을 기억하고 표현하는 상징체계로, 관습적이며 신비로운 형태로 곳곳에서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