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 장소 투표소

김정모

부재 장소 투표소는 세종마을 일대에 위치한 역사적 장소들 중 기록으로만 남아있거나 흔적만 남아있는 장소들을 찾아 가상의 공간에 저장하는 프로젝트다. 관객은 VR 기기를 통해 역사적 장소들을 둘러보고 준비된 질문에 응답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는 태도와 마주하는 시간을 보낸다. 관객은 부재하는 각각의 장소 데이터를 보존할 것인지 삭제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 결정은 통계로 정리되어 다음 관객에게 전달된다.

김정모는 설치작업을 통해 사람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시도한다. 그의 작업은 완결된 미적 오브제라기보다는 관객들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하나의 체험에 가깝다. 김정모는 작업을 통해 기획자이자 참가자로, 해설자이자 안내자로 혹은 퍼포머이자 관객으로 이동하면서, 작품을 생산하는 능동적 예술가에서 상황에 반응하는 수동적 예술가로 자신의 몸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이 모두를 조직하는 일종의 가상회사가 되기도 한다.